미국 공항의 수하물 속에서 사람 머리 18개가 나와 관계 당국을 긴장시켰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은 지난 14일 압수 수하물 내용을 확인하던 중 18개의 사람 머리를 발견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시카고 지국 대변인은 "얼핏 보기에는 의료용 표본으로 보인다"면서 "자세한 조사를 위해 이를 쿡 카운티 검시소로 보냈다"고 밝혔다.

발견된 사람 머리는 두개골이 아니라 여전히 피부가 덮여 있는 상태였고 보존 처리가 된 채 비닐에 포장되어 있었다.

쿡 카운티 검시소 토니 브루치 검시관은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해부학 연구 또는 의료 실험을 목적으로 보내진 듯하다"고 말했다.

세 개의 냉장용기에 나눠 담긴 이 수하물은 지난 해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이탈리아 로마의 한 연구기관이 루프트한자 항공 편으로 시카고에 발송됐으나 최종 목적지가 불분명하게 기재돼 지금까지 오헤어공항 수하물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브루치 검시관은 "수하물은 '인체 검사재료'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 분류에는 사진, DNA 표본, X레이 등이 모두 포함된다"며 "수하물을 열어 본 이들은 모두 기겁을 했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 측은 "이 같은 내용물이 국제 항공편으로 전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선박 수하물로는 종종 취급된다"며 "서류만 완벽히 구비된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현재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