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예배→취임선서→연설→기념오찬→퍼레이드→무도회
"우리국민, 우리 미래' 주제, 향후 4년 국정 청사진 밝혀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공식 일정은 오전 9시 아침예배로 시작된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본 이후 관례로 정착됐다.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는 예배후 특수 제작된 방탄차량을 타고 오전 11시께 성조기가 길게 드리워진 미 의회 의사당 앞으로 이동한다.

대통령 일행이 도착하면 취임식의 막이 오른다.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re)"라는 주제가 붙은 취임식에서 선서는 바이든 부통령이 대통령보다 먼저한다.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
대통령 취임선서는 이처럼 짤막하다.

하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임을 전세계에 각인시키는 순간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할 때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각각 쓰던 성경 2권에 왼손을 올리기로 했다.

두 성경을 선택한 것은 의미가 있다.

취임식 날은 공휴일로 지정된 킹 목사의 탄생기념일이다.

링컨이 노예해방선언문에 서명한 것은 150년 전이며 킹 목사가 링컨기념관 계단에서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 연설을 한 것은 50년 전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첫 취임식 때는 1861년 링컨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사용했던 성경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링컨의 성경은 1천280쪽으로 구성된 옥스퍼드대 출판사 출간이다.

대통령 취임선서가 끝나면 곧바로 예포 21발이 발사되고 군악대의 대통령 찬가 연주가 이어진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4년 동안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취임연설을 하게 된다.

오바마의 취임 연설을 들으려고 60만~80만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첫 흑인대통령의 등장을 보려고 180만명의 기록적인 인파가 몰린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여전히 엄청난 규모다.

대통령 취임선서에 앞서 행해지는 축복기도(invication)에는 흑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의장을 역임한 멀리 에버스-윌리엄스가 나선다.

그런가하면 취임연설 뒤에 행해지는 마무리 축도에 나설 것으로 예정됐던 애틀랜타 출신 루이 기글리오 목사는 과거 반(反) 동성애 발언으로 하차했다.

취임 연설이 끝나면 대통령은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 등과 축하 오찬을 함께 한다.

오찬에 이어 오후 2시께부터 백악관 입성 통과의례인 거리행진이 펼쳐진다,
대통령과 부통령 가족은 퍼레이드 대열에 앞장선다.

밴드와 댄서 등이 그의 뒤를 이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거리를 따라 의사당에서 백악관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가 1600번지까지 행진한다.

약 2.7km에 달하는 이 구간은 그야말로 삼엄한 경비가 함께한다.

수많은 병력과 비밀 경호요원들이 위험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하며 워싱턴DC 일대 상공에는 항공기 운행이 전면 금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전에는 거리행진을 마치고 백악관에 도착해 집무실 책상에 앉아 전임 대통령이 남긴 자필 편지를 읽고 공식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개시했으나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됐다.

대통령 취임 기념 무도회가 마지막 일정을 수놓는다.

저녁 7시께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워싱턴DC 곳곳에서 연회가 진행된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미국 전역의 주별로 마련된 여러 무도회장에 잠시 들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과 춤을 출때 패션 감각이 빼어난 미셸 여사가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도 큰 관심사다.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에 '스타'들이 빠질 수없다.

벌써부터 공식 연회의 60달러짜리 일반인 입장권은 매진돼 온라인에서 암표가 판을 친다.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는 비욘세를 비롯해 켈리 클락슨, 제임스 테일러가, 스모키 로빈슨, 앨리시아 키스, 스티비 원더, 존 레전드, 펀 등은 면면이 화려하다.

공식 연회는 4년 전 10개가 열렸지만, 이번에는 2개로 줄었다.

워싱턴컨벤션센터의 5개 홀에서 열리는 파티에는 3만5천명 넘게 참석하며 군인을 위한 다른 연회의 참석자는 4천명으로 지난번보다 배로 늘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새 임기가 시작되는 20일 정오에 백악관 블루룸에서 일부 언론이 취재하는 가운데 공식 취임선서를 한다.

공식 취임행사가 다음날로 잡힌 것은 일요일에는 취임식이 열리지 않았던 전통 때문이다.

취임식 다음 날 대통령은 워싱턴 대성당에서 국가조찬기도회를 하는 것으로 2기 업무에 들어간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