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직 떠나는 건 '달콤쌉쌀'..업무 인수인계 집중"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달 말 장관직을 떠나는 것에 대해 '은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잠시 쉬는 것이라고 말해 2016년 대권 도전을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건강 이상으로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클린턴 장관은 업무에 복귀하고 나서 9일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은퇴' 이후의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사용하기에 '은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주 정신없는 삶(fast track)에서 잠시 벗어나는 건 확실하다"고 돌려 말했다.

댄 루니 미국 주재 아일랜드 대사를 환송하는 자리에서다.

자신이 존 케리 국무장관 지명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는 것을 은퇴로 보기보다는 휴식으로 여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클린턴 장관이 백악관 안주인이 아니라 진짜 백악관의 주인이 되겠다는 미래의 정치 야망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을 일부 미국 언론은 내놓고 있다.

"평상시 상황이라면 이런 말 하지 않았겠지만, 여러분이 정말 그리웠다"고 감상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 바이러스성 위질환으로 실신해 뇌진탕 증세를 일으켰으며 후속 검진 과정에서 혈전이 발견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나 더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퇴임 후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현재로는 남은 일을 마무리하고 케리 상원의원과 업무를 차질 없이 인수인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피해 나갔다.

또 "업무에 복구해 매우 감격스럽다.

내가 떠나 있는 동안 탈 없이 일을 처리한 멋진 국무부 직원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4년간 국무장관직을 수행한 소회를 피력하면서 "가장 놀라운 경험을 했고 훌륭한 팀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확실히 달콤쌉쌀하다(bittersweet)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동안 공직에서 떠나면 일단 쉬면서 여성·아동의 권리를 대변하는 분야에서 봉사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럼에도 민주당원뿐 아니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같은 공화당원들도 전 영부인이자 전 상원의원(뉴욕)에 2008년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그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퇴임하기 직전인 22일께 의회에 출석해 지난해 9월11일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