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인권운동가 미망인 등 축복기도 나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이 열리는 21일(현지시간)은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 기념일이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재선의 기쁨과 함께 남다른 감회를 가질만하다.

이 때문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취임식 첫 순서인 축복기도(invication)에 나설 인물도 특별하게 골랐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내 흑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의장을 역임한 멀리 에버스-윌리엄스가 주인공이다.

이 단체의 역사상 세번째 여성인 에버스-윌리엄스는 NAACP 초기활동을 주도하다 집 앞에서 백인에 암살당한 저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메드거 에버스의 아내이다.

메드거 에버스는 1962년 흑인학생들의 등교를 가로막는 백인들의 시위가 과격해지자 흑인학생 보호를 위해 연방군까지 투입됐던 미시시피대에 최초로 지원한 흑인중 한명이었다.

에버스를 살해한 백인은 에버스-윌리엄스 등의 노력으로 31년 뒤에야 살인죄로 기소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자신의 취임연설 뒤에 행해지는 마무리 축도에는 `패션 콘퍼런스' 창립자이자 비전 설계자인 애틀랜타 출신 루이 기글리오 목사를 내세운다.

1995년 루이 기글리오에 의해 시작된 ‘패션 콘퍼런스'는 전 세계 대학생들이 예수의 메시지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도록 돕고 있는 단체다.

특히 현재적 의미의 노예인 인신매매를 방지하고 예방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나는 멀리 에버스-윌리엄스와 기글리오 목사의 취임식 참석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들의 인생 역정은 우리 두 사람에게 모든 미국인들로 하여금 정의와 평등, 그리고 기회를 추구할 수있도록 노력하게 하는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전 첫 취임식(1월20일) 전날에도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주일 행사에 참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