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제이콥 류 vs 케네스 체놀트 경합
백악관 비서실장..여성 유력 등 하마평 난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존 케리 국무장관에 이어 척 헤이글 국방장관,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해 2기 행정부를 이끌어갈 외교·안보 라인 인선을 대강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지명 발표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에너지 팀과 백악관 비서실을 채울 인사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재정 절벽(fiscal cliff)'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기는 했지만 연방 정부의 예산을 대폭 깎아야 하는데다 국가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현안을 도맡아 처리할 드림팀을 꾸리는 것도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내각 구성원을 뽑는데 획일적인(uniform) 기준은 없으며 다양한(diverse) 그룹의 후보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두 명의 후보 가운데 누구를 고를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009년부터 3년째 자리를 지켜온 가이트너 장관은 일찌감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를 이을 인사로 제이콥 류 백악관 비서실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류 실장은 두 행정부에서 예산 담당 책임자를 맡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 절벽 협상에서 의회 공화당을 상대했다.

미국의 여행ㆍ금융 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케네스 체놀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유력한 후보다.

체놀트 회장은 백악관의 재정 절벽 타개 방안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대통령 일자리 창출 및 경쟁력 강화 위원회에서도 일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재계 인사 영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그건 내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것"이라며 "1기 행정부에서 바랐던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가이트너 장관을 대체하든 안 하든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비서실장도 교체돼야 한다는 의미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톰 대슐(사우스다코타) 전 상원의원이 부상하는 가운데 론 클레인 조 바이든 부통령 및 앨 고어 전 부통령 전 비서실장, 톰 나이즈 국무부 부장관 등도 거론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퇴임에 맞춰 행정부 고위직의 성별 균형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여성 비서실장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백악관 건강보험개혁 국장을 지낸 낸시-앤 드팔 비서실 정책 담당 차장이나 앨리사 매스트로모나코 비서실 운영 담당 차장의 승진도 점칠 수 있다.

상무부는 존 브라이슨 장관이 지난해 여름 뺑소니 교통사고 혐의로 낙마하고 나서 레베카 블랭크 차관이 이끌고 있다.

새 상무장관으로 제록스의 우르술라 번스 CEO가 재계 인사 영입 등 내각 구성의 다양성 확대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댈러스 시장인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거론되고 있고 동성애자인 프레드 호치버그 수출입은행장은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의 과거 동성애 비판 발언을 희석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캐런 밀스 중소기업청장도 고려 대상이다.

리사 잭슨 환경보호청(EPA) 청장 후임으로는 크리스 그레고어 전 워싱턴 주지사가 유력한 가운데 해더 지챌 백악관 선임 에너지·환경 고문도 환경 단체 추천을 받고 있다.

레이 라후드 교통장관은 애초 사임 의지를 피력했다가 이를 재정 절벽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이후로 미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유임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굳이 떠나겠다면 측근이자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공동의장을 맡은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으로 교통장관 자리를 채울 것으로 점쳐진다.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도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최고액 기부자 중 한 명인 투자사 패랠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톰 스테이어 회장이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스테이어 회장은 예일대와 스탠퍼드대의 지속가능 에너지 프로그램에 거액을 기부했으며 캘리포니아주의 그린 에너지 법규 유지를 위해 싸우고 있다.

존 포데스타 2008년 오바마 당선인 정권인수팀장과 빌 리터 전 콜로라도 주지사, 수전 티어니 클린턴 행정부 에너지 정책 담당 부장관, 바이런 도건(민주·노스다코타) 전 상원의원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