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에서 31일(현지시간) 연쇄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 당국자는 이날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해 전국 13개 도시와 마을에서 폭탄이 터지거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로 최소 23명이 숨지고 83명이 다쳤다고 현지 관리와 의료진은 전했다.

바그다드 중심 카다라 지역에서는 시아파 성직자들의 행사장을 겨냥한 자살 차량 폭탄 테러로 5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남부 무사이브 지역에서도 가옥 3채에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2명, 여성 3명을 포함해 7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칼리스 마을에서는 시아파 성직자 2명이 사망하는 등 동시다발적으로 성직자, 경찰, 민간인을 겨냥한 폭탄과 총탄 공격이 발생했다.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수니파의 반정부 시위가 한창 벌어지는 중에 나와 종파 갈등에 따른 조직적인 공격으로 보인다.

수니파 주민들은 지난주부터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15㎞ 떨어진 라마디에서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막고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퇴진과 수니파 수감자의 석방, 수니파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왔다.

팔루자와 북부 모술, 티크리트 등에서도 수니파 주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중재자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신병 치료를 위해 독일로 떠난 직후 사법 당국이 수니파 계열 라피아 알 에사위 재무장관의 경호원 10명을 테러 혐의로 체포하는 등 정치권 종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외국으로 도피한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은 최근 성명에서 "권력 망상에 사로잡힌 말리키 총리가 정적 제거에만 열중하고 있다"면서 "이슬람과 아랍 세계는 이제 말리키 총리를 이란의 앞잡이로 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라크에서는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정치권의 갈등이 시아와 수니파의 대립, 각종 테러와 맞물려 정정과 치안 불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