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스타인 상원의원 "오바마도 지지할 것"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참사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집권 민주당이 새해 113대 의회 출범 직후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은 16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상원에서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하원에서도 같은 법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법안에 대해 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안은 공격용 무기의 판매, 이전, 수입, 소유 등을 금지하되 소급 적용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면서 "법안의 목적은 거리에서 전쟁 무기를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극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직후에도 무기판매 금지법 부활을 주장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누가 군대에서 사용하는 공격용 무기를 필요로 하느냐, 누가 탄환 100발을 장전할 수 있는 무기를 필요로 하느냐"면서 "이는 노루 사냥용이 아니라 사람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내총무인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도 이날 이번 비극을 계기로 이 사건 범인인 애덤 랜자가 썼던 M-4와 같은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같은 당의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도 새 총기 규제 법안에 대한 논의가 촉발될 것으로 점쳤다.

그는 CBS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단순하지도 않고, 여러 유사한 사건 이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티핑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티핑 포인트'는 작은 변화가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쌓여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단계를 뜻한다.

총기 규제 지지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총기 폭력 대책이 2기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면서 강력한 총기 규제를 주장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2번째 임기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약 4만8천명의 미국 국민이 불법 총기 때문에 목숨을 잃을 것"이라면서 "이는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미국인의 숫자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탄창이 달린 군대용 무기가 요즘 같은 세상에서 미국의 거리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4년 공격용 무기판매 금지법이 제정됐으나 2004년 의회의 연장 거부로 효력이 중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 법의 부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1기 행정부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빠졌으며 이번 대통령 선거 때도 표를 의식에 이 사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그동안 총기 소지 권한을 옹호했던 의원들은 이 사건 이후 납작 엎드렸다.

공화당 소속 및 중도파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총기 규제와 관련한 토론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달라는 언론사 요청에 한결같이 고개를 흔들었다.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밥 시퍼는 평소 총기 소지에 찬성한 의원 가운데 방송에 출연할 의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시퍼는 "의원들이 총기 현안을 논의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면서 "'재정 절벽(fiscal cliff)'을 타개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하느냐는 논쟁보다 이 문제를 훨씬 더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 베일리 허친슨(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이 이 프로그램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후두염 증세를 이유로 취소하기도 했다.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프로그램 연출자도 총기 규제에 반대해온 의원들을 모두 연락했지만 출연에 난색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기껏 루이 고머트(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나와 샌디훅 초등학교 돈 혹스프렁 교장이 애덤 랜자와 맞닥뜨렸을 때 M-4 소총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정도다.

총기 제조 업계를 대표하는 로비 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 관계자들도 이 사건 이후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이승관 특파원 keykey@yna.co.kr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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