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8)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반시장적인 경제정책으로 일관해온 차베스가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베네수엘라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이 내년 1월10일 있을 4기 취임식 전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도 “차베스 대통령이 받은 수술은 복잡하고 어려웠다”며 “수술 후 과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반 부위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던 차베스는 지난 11일 쿠바에서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베네수엘라 정부는 차베스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차베스의 상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지자들은 수도 카라카스 등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미사를 열고 차베스의 회복을 기원했다. 반면 시장의 움직임은 딴판이다.

차베스 건강 악화설이 나돈 최근 1주일간 카라카스 증시의 IBC 지수는 약 12% 상승했다. 외국 기업 강제 국유화 등 좌파정책을 지속해온 차베스의 퇴진 가능성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차베스는 1998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후 은행, 통신회사, 석유회사 등을 강제로 국유화했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주요 수출품인 석유값 상승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