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도둑이 50만파운드(약 8억7천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예술품을 훔치고도 가치를 몰라 고물상에 단돈 8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은 유명 조각가 헨리 무어의 금속 작품 2점을 훔친 청년 2명이 각각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고 4일 보도했다.

무어는 20세기 최고의 영국 조각가로 손꼽히며 그의 작품은 경매에서 수백만 파운드에 팔린다.

에식스에 거주하는 제이슨 파커(19)와 리엄 휴스(22)는 지난 7월 10일 하트퍼드셔에 있는 헨리 무어 재단에서 무어의 걸작품 중 하나인 해시계를 훔쳐 달아났다.

대담한 도둑의 범행을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4일 뒤 다시 재단 정원에 몰래 들어가 무어의 청동 조각품 '업라이트 모티브 넘버 7(Upright Motive Number 7)'를 절도했다.

세인트 올번스 형사법원은 재판 심리에서 이들은 훔친 조각품의 진짜 가치를 알지 못한 채 해시계와 청동 작품을 각각 46파운드와 182파운드에 팔았다고 밝혔다.

파커와 휴스에게 이를 산 고물장수는 이후 작품의 반환을 요청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경찰에 연락했으며 작품들은 고철 덩어리가 되기 전에 재단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재판을 담당한 마리 캐터슨 판사는 "무어의 해시계 가치는 50만파운드 정도로 추정되지만 만약 이를 되찾지 못했다면 진짜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밝혔다.

판사는 "피고의 행동은 아주 이기적"이라며 "무어의 해시계는 이를 대체할 다른 작품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가 저지른 위험한 행동으로 헨리 무어 재단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sujin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