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혼외정사 파문에 이어 현직 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령관이 퍼트레이어스의 불륜 상대 폴라 브로드웰에게서 협박성 이메일을 받은 여성 질 켈리와 ‘부적절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령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앨런 사령관이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의 불륜을 폭로한 켈리와 주고받은 최대 3만쪽 분량의 이메일을 확보하고 국방부에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령부의 연락관으로 일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는 “두 사람 간 오간 메일에 불륜을 의심할 만한 내용이 들어 있거나 앨런 사령관이 군 기밀을 유출하지 않았는지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켈리는 자신과 퍼트레이어스 간 관계를 의심한 브로드웰에게 협박성 메일을 받았다며 FBI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이로 인해 퍼트레이어스의 불륜 사실이 폭로됐다. 이번에는 켈리와 앨런 사령관이 방대한 양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혼외정사 파문이 또 다른 미군 고위 인사의 불륜 의혹으로 번질 수 있는 국면을 맞았다.

앨런 사령관은 업무상 메일 교환이었을 뿐 특이한 사항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앨런 사령관의 직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앨런은 퍼트레이어스로부터 아프가니스탄 사령관직을 물려받았다.

브로드웰의 이메일 협박 사건을 처음 수사한 FBI 수사관도 부적절한 행위로 내부 감찰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수사관이 켈리에게 상의를 벗은 자신의 사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수사관은 10월 말 에릭 켄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퍼트레이어스의 불륜을 처음 제보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혼외정사 파문은 군 기밀 유출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CNN은 “브로드웰의 컴퓨터에서 군 기밀 서류가 발견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