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노력 지원 주문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겸 감독인 숀 펜이 볼리비아 코카 홍보대사를 맡았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전날 수도 라파스를 방문한 펜을 코카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후안 라몬 킨타나 볼리비아 대통령실장은 "펜은 국제사회에서 코카잎 씹는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볼리비아 정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카잎은 볼리비아를 비롯한 안데스 지역에서 3천여 년 전부터 재배됐으며 현지 주민들에게 '신성한 풀'로 인식돼 종교의식에도 사용된다.

안데스 지역에서는 코카잎 씹는 행위가 일반화돼 있으며 차, 술, 식용 분말, 치실 등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코카잎 씹는 행위를 안데스 지역의 전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유엔은 지난 1961년 안데스 지역에서 재배되는 코카잎을 향정신성 식물로 규정했다.

2007년에는 볼리비아 정부에 코카잎 씹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권고했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은 펜에게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노력을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볼리비아와 페루 연합군은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패전으로 볼리비아는 12만㎢의 영토와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페루는 3만5천㎢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는 1904년 '평화와 우호 협정'에 따라 현재의 국경선이 확정됐으나 이후에도 국경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양국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1962년 이후 중단됐으며 1975~1978년 사이 관계 회복 노력이 좌절된 이후 지금까지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904년 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