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벨화학상 연구진에 포함된 한국인…안승걸 교수 "노벨상, 기초가 중요"

올해 노벨화학상을 차지한 로버트 레프코위츠(69)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의 수제자인 안승걸(44)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은사님은 세포와 수용체 연구에만 40여년을 보낸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라며 "평생 쌓아올린 업적과 공로를 노벨위원회가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듀크대 캠퍼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수상의 배경과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학교 내에서는 안 교수가 15년간 호흡을 맞춰온 레프코위츠 교수의 노벨상 수상에 적지 않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 교수는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 레프코위츠 교수 연구의 의미를 말해달라.

▲ G-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처음으로 정제하고 관련 유전자를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드레날린에 붙는 수용체와 유전자를 처음으로 찾은 것이다. GPCR 수용체가 수백개 정도로 굉장히 많다. 이 분이 처음으로 GPCR 수용체를 발견함에 따라 그 이후에 여러가지 GPCR 수용체를 계속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상은 평생 연구 성과와 업적에 대한 평가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1980년대에 수용체를 발견한 이후에 이것이 어떤 기전을 갖는지를 계속해서 추적 연구해왔다.

-- 일반인들에겐 어려운 얘기다. 실제 새로운 질병 치료법이나 신약 개발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 현재 처방되고 있는 약물의 50% 정도가 이 수용체와 연관돼 있다.

이 수용체를 활성화하거나 기전을 조절하거나 억제하거나 해서 약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 수용체를 처음 발견한 후에 이를 계속 조절함으로써 GPCR 수용체 관련 연구와 신약 개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 GPCR 수용체를 조절해서 개발한 대표적 약물이라면.
[인터뷰] 노벨화학상 연구진에 포함된 한국인…안승걸 교수 "노벨상, 기초가 중요"

▲ 우선 그 유명한 모르핀이 대표적인 약물이다. 또 심장병에 많은 쓰는 베라 블로커도 유명하다. 이 약물은 아드레날린을 블로킹(차단) 하는 것이다. ARB라는 약물도 있다. 주로 혈관질환 치료용으로 쓰인다.아울러 분무형 천식 치료제도 GPCR 수용체 연구에 의해 탄생했다.

-- 안 교수와 부인인 김지희 박사는 이번에 수상한 연구 과정에서 어떤 부문을 맡았나.

▲ 수용체의 신호 전달 기작을 연구했다. 자세히 말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다.

-- 한국의 연구 과정 또는 방법과 차이점이 있다면.

▲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다. 저보다 연구 잘하는 분들이 한국에도 엄청나게 많은데 감히 제가 어떤 평가를 하겠나. 다만 은사인 레프코위츠 교수의 말씀을 인용 해 드릴 수는 있겠다. 은사님은 이번 노벨상 수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베이식 사이언스(기초 과학)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응용 과학도 중요하지만 베이식 사이언스가 뒷받침돼야 응용 과학으로 넘어갈 수가 있다는 말씀이었다.

-- 비슷한 질문이지만,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우리나라 과학은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 한국을 떠나온 지 오래돼서 한국 사정을 현재는 잘 모른다. (안 교수는 1996년 도미) 다만 은사님의 말씀을 다시 인용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 미국에서는 기초 연구의 중요성이 굉장히 많이 강조된다.

(더럼<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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