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가 8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잇따라 발표된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9일 발표) 화학상(10일) 평화상(12일) 경제학상(15일) 문학상(11일 또는 18일) 등 수상 후보자 명단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 막판까지 보안을 유지해 불필요한 잡음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유럽지역 도박 사이트들은 이미 나름대로 후보군을 발표하고 ‘베팅의 장’을 열어놓았다.

올해는 유독 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작가들이 여럿 물망에 오른 데다, 어느 때보다 아시아지역의 수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 도박 사이트인 래드브록스가 꼽은 유력 후보 명단에는 한·중·일 3개국 대표 작가들이 모두 포함됐다. 한국의 시인 고은과 ‘상실의 시대’ ‘1Q84’ 등의 소설로 유명한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을 쓴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 등이다. 아시아권 작가의 수상은 2000년 중국 극작가 가오싱젠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상태다. 미국의 가수 겸 작곡·작사가인 밥 딜런이 문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도 화제다.

일본은 생리의학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교토대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가 유력 후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줄기세포를 처음 발견한 제임스 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등과 공동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리학상 후보로는 빛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찾아낸 스티븐 해리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레넨 하우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가장 유력하다. 경제학상은 파생상품 가격과 관련된 ‘재정가격결정이론’을 주창한 스티븐 로스 MIT 교수와 시장변동성을 이용해 미국의 주택가격지수인 ‘케이스-실러 지수’를 만든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평화상 후보로는 미국의 비폭력투쟁 운동가인 진 샤프, 이집트에서 어린이보호단체를 운영 중인 콥트기독교인 매기 고브란 등이 거론된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