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3차 양적완화에 나선다.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MBS)을 기한을 두지 않고 사들여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기준금리를 연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정책 기조를 2014년 말에서 2015년 중반까지 연장한다.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끝낸 뒤 이 같은 부양책을 발표했다.

FOMC는 “고용시장에 개선 기미가 없으면 MBS를 계속 사들이고 추가 자산 매입에 나서는 등 다른 정책 수단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규모와 기간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한 것이다. Fed는 2009년 1차 양적완화 때 1조7000억달러, 2010년 2차 양적완화 때 6000억달러를 각각 시중에 풀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8.1%인 실업률은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에 중대한 우려로 남아 있다”고 3차 양적완화를 강행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Fed의 3차 양적완화 발표가 대형 호재로 작용해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1% 이상 일제히 급등했다. Fed발(發) 호재에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코스피지수도 14일 56.89포인트(2.92%) 급등한 2007.5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을 넘은 것은 지난 4월18일(2004.53)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 양적완화

quantitive easing. 중앙은행이 국채 등 자산을 시장에서 사들이며 현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현금 공급을 늘리는 전통적인 통화정책과 구분된다. 기준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서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울 때 사용한다. 경기후퇴를 막는 효과가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인플레이션과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