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보호주의에 맞설 공통규정 만들자" 제안

제20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 섬'에서 개막했다.

APEC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9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첫날 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을 루스키 섬 극동연방대학 건물에 차려진 회의장 입구에서 맞아 일일이 악수를 하며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다.

푸틴 대통령은 뒤이어 개막 연설에서 세계 경제의 부정적 경향들을 극복하기 위해 시장 개방과 자유 교역이란 기본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PEC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동으로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맞서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 분야에서 교역 및 투자의 자유화를 촉진하는 공통의 관리 규정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어 친환경 성장 주제에 대해서도 언급, 그동안 관세율 5% 이하가 적용되는 친환경 상품 목록을 결정하는 협상이 어렵사리 진행됐다면서 그럼에도 회원국들이 이 문제와 관련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APEC 외교ㆍ통상 장관들은 6일 회의에서 2015년까지 관세를 5% 이하로 낮추는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장비, 계측 기기, 모니터링 시스템, 쓰레기 소각 장비 등 54개 친환경 제품 목록에 합의했다.

푸틴은 "이같은 합의들을 고려할 때 우리 회의가 성과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푸틴은 첫날 회의에서 러시아가 앞서 제안한 APEC 정상회의 네가지 핵심의제 가운데 교역ㆍ투자 자유화 및 지역경제통합과 안정적 운송망 구축 등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튿날 회의에선 식량 안보 강화와 혁신적 성장 촉진을 위한 협력 등 나머지 두 가지 의제를 다루자고 제의했다.

정상들은 이날 실무회의 뒤 앞서 4~6일 현지에서 회원국 간 협력 문제를 논의한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저녁엔 푸틴 대통령이 마련한 정상들을 위한 환영 만찬이 예정돼 있다.

푸틴은 만찬 도중 클린턴 장관과 간단한 면담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엔 실무 조찬과 2차 실무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연설한다.

APEC 회원국 정상들은 이틀 동안의 회의가 끝나면 그동안의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

8일 정상회의에 앞서선 한국 이명박 대통령과도 별도로 회담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