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롬니 경제정책은 엉터리"
롬니 "오바마는 팔방미인 아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80여일 앞두고 대선후보들이 상대방 정책 비판에 열을 올리면서 막말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하루에 여러 지역을 돌아야 하는 시간 제약 등으로 대선후보들은 연설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말로 유권자를 감동시키기도 하지만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단점을 지지층과 언론 등에 최대한 부각하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주(州) 유세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후보)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의 경제정책(trickle-down)을 `엉터리 물건(snake oil)'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리클-다운은 '넘쳐 흐르는 물이 바닥을 적신다'는 뜻으로 통상 정부가 투자 확대나 세금감면을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물론 국가 전체의 경기를 자극해 경제 발전과 국민 복지까지 꾀할 수 있다는 정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롬니의 경제정책을 주로 `트리클-다운 이코노미(경제)'라고 부드럽게 표현해왔으나 지난 14일 유세에서는 `마법의 가루(fairy dust)'라고 허구성을 지적한 데 이어 사흘 일정의 아이오와 유세 중 마지막인 이날에는 비속어까지 동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라이언의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와 연방예산 정책에 대해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매우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내 계획에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공격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롬니 후보는 15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적대와 질투, 분노'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롬니는 "권력을 꽉 붙잡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재선되려고 자신의 권력 으로 무엇이든 할 것이다"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지난 14일 민주당 부통령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이 탐욕스러운 대형은행들의 규제가 풀리면 서민들이 쇠사슬(chains.압박 의미)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자 롬니는 최근 인신공격으로는 가장 강도가 높게 맞받아쳤다.

롬니 후보는 오하이오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민주당원은 물론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오바마는 일부 사람들을 악마화하면서 또 다른 사람들과는 영합하고 있다.

미국을 산산조각낸 뒤 (당선에 필요한) 51%를 꿰맞추려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하면 오바마는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롬니가 지난 1년 간 오바마에 대해 민간부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경제를 잘 모른다는 정도로 비난해왔으나 최근에는 오바마가 더 이상 `팔방미인(Mr. Nice Guy)'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가 최고조의 공세적 발언으로 전환한 것은 오바마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높은 호감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은 분석했다.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오바마와 롬니의 경쟁이 `증오스럽고 이상한 쪽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올해 대선이 `네가티브 선거의 명예 전당'에 오르는 오명을 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방 수위와 엄청난 광고도 문제이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것을 막을 방호벽이 전무하다는 것이라며 이를 자제할 아무 인센티브가 없기 때무에 다른 사람이 하면 나도 한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P의 대기자 댄 볼즈는 이번 대선을 `가장 유독한 캠페인'으로 봤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coo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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