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페북…저커버그 퇴진론까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비틀거리고 있다. 상장한 지 두 달 반 만에 주가가 반토막났다. 2일(현지시간) 장중 20달러 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5월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38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사진)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페이스북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도대체 왜 그럴까.

(1) 가짜 계정까지 판친다

주가 '반토막' 페북…저커버그 퇴진론까지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매셔블은 이날 “페이스북의 가짜 계정이 83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계정의 8.7%에 달하는 수준이다. 남북한 인구를 합친 7400만명보다도 900만개 많다. 6월 말 기준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9억5500만명. 그러나 가짜 계정을 제외하면 8억7200만명으로 줄어든다.

페이스북의 공식 가입자 수는 2008년 1억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 8억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올 들어 증가 속도가 급속하게 느려졌다. 가입자들의 클릭 수에 의존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페이스북에 악재다.

(2) 모바일 시장에도 취약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페이스북의 광고는 PC에 맞게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접속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온라인 광고 클릭 수가 줄었다. 데이비드 에버스먼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광고 수익이 줄어든 것은 모바일 때문”이라고 자인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실적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페이스북의 2분기 매출 증가율은 32%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3분기엔 증가율이 104%에 달했다. 페이스북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55%, 올해 1분기 45%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강압적으로 벤처기업들을 사들여 경쟁 제품들을 단종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기업 이미지마저 손상을 입고 있다.

(3) 큰손들이 팔고 있다

펀드들도 페이스북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피델리티펀드가 190만주 이상의 페이스북 주식을 지난달 매도했다고 전했다.

피델리티 산하 21개 펀드 중 16개가 공모 물량을 인수해 보유하고 있던 페이스북 주식의 4분의 1 이상을 팔아치웠다. 피델리티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인 22개월보다 훨씬 짧은 6주 만에 팔아버린 것이다. 라지그로스펀드와 오펜하이머펀드 등도 투자한 지 한 달도 안 돼 페이스북 주식을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6일 1차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매도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페이스북 직원들이 소유한 주식 2억7100만주(전체 21억4000만주)의 보호예수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월 중순과 11월 중순 사이엔 2억4300만주의 추가 거래가 가능해진다.

(4) 핵심 임직원들도 떠난다

페이스북 성장을 주도해온 경영진들도 줄줄이 회사를 등지고 있다. 에단 비어드 플랫폼 담당이사와 케이티 미틱 마케팅 이사가 2일 회사를 떠났다.

지난주 칼 쇼그린 제품 담당이사가 사임한 지 1주일 만이다. 지난 6월에는 ‘페이스북 2인자’로 불렸던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돌연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엔지니어 신분으로 되돌아가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빅터 앤서니 토피카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페이스북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