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양국 경기 앞서 벌어진 패싸움 가담 혐의

폴란드 법원이 지난 12일 바르샤바에서 발생한 폴란드와 러시아 축구팬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체포된 러시아인 2명에 대해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바르샤바 지역 법원은 14일 늦은 밤(현지시간)까지 양국 축구팬들의 패싸움과 이 과정에서 경찰을 공격하고 재산을 손괴한 혐의에 대한 심리를 실시하고 러시아인 1명에게 2개월의 징역형을, 또 다른 러시아인에겐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이 폴란드 내에서 복역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날 무력 충돌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러시아인 4명에 대한 판결은 연기했다.

법원 측은 "다른 4명에 대한 사건은 기소 자료 보강을 위해 검찰로 돌려보냈다"며 "이들에겐 일단 3개월의 구류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폴란드 법원은 지금까지 난동을 주도한 폴란드 축구팬 37명에 대해서도 수개월간의 징역과 벌금형, 집행유예 등의 다양한 판결을 내렸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와 폴란드 축구팬들은 12일 오후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A조 2차전 러시아와 폴란드 경기를 앞두고 바르샤바 국립 경기장 인근에서 패싸움을 벌여 수십명이 부상했다.

충돌은 러시아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날'인 이날 약 5천500여 명의 러시아 축구팬들이 바르샤바 시내에서 국립경기장으로 가두행진을 벌이던 도중 폴란드 젊은이들이 행렬을 공격하면서 발생했다.

러시아 축구팬들은 폴란드 당국의 허가를 받고 경기 약 3시간 전부터 현지 경찰 약 6천명의 호위를 받으며 열을 지어 양국의 축구 경기가 예정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방향으로 행진했다.

하지만 행렬이 경기장에 가까워질 무렵 폴란드 청년 무리가 러시아 팬들을 공격했고 이에 러시아 팬들이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은 머리가 깨지는 등의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폴란드 경찰은 러시아 팬들을 공격한 폴란드 청년들을 저지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고무탄을 발사해야 했다.

청년들은 철제 바리케이드와 화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난동 과정에서 156명의 폴란드인, 25명의 러시아인과 스페인, 헝가리인 등 모두 184명이 체포됐다.

러시아, 폴란드 축구팬들의 충돌은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갈등을 겪어온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