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지도자 아웅산 수치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군사정권이 제정한 헌법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등원키로 결정했다.

BBC방송은 30일 “수치 여사가 ‘미얀마 국민은 야당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을 보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선택했다" 며 "종전의 등원 거부 결정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현재의 헌법은 비민주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수정돼야 한다” 면서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2일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LD는 지난 1일 4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압승했으나 군부가 제정한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의원 선서를 할 수 없다며 등원을 거부했다. 보궐선거 당시 43석을 차지한 NLD는 의원 선서 내용을 ‘헌법 수호’에서 ‘헌법존중’으로 변경해 줄 것을 주장해왔다.

미얀마를 방문중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수도 네이피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만나 민주화 개혁 조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반 총장은 미얀마를 방문한 외국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을 했다.

수치 여사 등 NLD 소속 야당 의원들은 반 총장의 국회 연설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헌법을 둘러싼 논란으로 반 총장의 연설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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