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점령일 53주년 맞아 '국가통일·분열반대' 강조

중국은 티베트 점령일(중국 공식명칭은 티베트 백만 농노해방일) 53주년을 맞은 28일 미국 상원의 티베트 결의안 채택을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 민족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고 국민의 종교와 신앙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미국 어떤 의원들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훙레이 대변인은 또 "미국 의원들이 중국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중미관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길 바라며, 반대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 외교관계위원회는 27일(미국 현지 시간) 티베트 지역에 대한 탄압을 완화하고 정치범들을 석방시킬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외교관계위원회는 이 결의안에서 티베트인을 겨냥한 경찰의 탄압을 개탄한다면서 무단 구속한 티베트인들을 석방해 줄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중국은 티베트 점령일을 맞아 티베트 각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중국 티베트 자치구의 바이마츠린(白瑪赤林) 주석은 27일 TV연설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영도와 사회주의 노선 아래서만 티베트가 밝은 앞날을 기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달라이 라마를 수장으로 하는 망명정부가 극단적인 각종 폭력행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달라이 라마 집단이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분열에 반대하고 국가통일을 유지하겠다는 티베트인들의 굳은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훙레이 대변인은 이날 "티베트는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등에서 전세계가 주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면서 "티베트는 안정과 단결이 필요하며 우리는 티베트의 미래가 더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티베트 점령 기념일을 맞아 시위나 분신을 막기 위해 중국 경찰 등이 라사 등지에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6일 인도의 뉴델리에서 한 티베트 망명자가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항거하기 위해 분신해 숨진 것을 비롯해 최근 티베트 승려 등의 분신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