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직접 나설 것"
오바마, 이스라엘에 "대선 이후로 공격 늦춰달라" 요청 예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 열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란 핵개발과 관련한 '최후통첩'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이란 핵개발을 막고자 군사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몇 달 안에 직접 나설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보안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군사 기획자들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리아 사태가 내전으로 치닫고 있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도 오랜 후원자인 이란의 품에서 벗어나 관계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지만 이런 외부 상황의 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셈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 관계자는 "이란의 제재력이 현저히 저하되면서 지금이 이란을 적은 비용으로 공격할 호기임을 감지한 일부 세력이 공격에 반대해오던 마음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란을 공격한 대가가 뒤따르기는 하겠지만 일부에서 말한 것처럼 최악의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해 손을 쓸 수 있는 시점이 6~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점도 이스라엘의 최후통첩 결정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개발을 더는 막기 어려워지는 '면역지대(zone of immunity)'에 들어가기 전에 핵시설을 제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도 이런 데드라인을 인식하고 회담에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에서 이란 관계 특별 고문을 맡은바 있는 매슈 크로닉은 "이스라엘은 당장 군사적 행동을 취하거나 미국이 미래에 나서줄 것을 믿거나 둘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스라엘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필요하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버만 장관은 이스라엘 라디오에서 "우리는 독립국이며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데이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일 열릴 회담에서 이란의 핵보유를 막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대신 11월 대선 이후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을 늦춰달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시사잡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대통령을 맡은 동안에는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보호할 것이며 제재조치가 실패한다면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