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감시용…카메라 앞에서 품위있게 행동해야"

다음달 4일 러시아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소마다 부정 감시 웹 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관련,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의 품위있는 처신을 당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사무장 니콜라이 콘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소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나중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일부러 짓궂은 표정을 짓거나 그와 유사한 장난스런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행정적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킨은 "누가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카메라로 누가 어떻게 투표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유권자들의 의사표시의 비밀은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투표 실황을 보고 싶은 유권자들은 대선 하루 전인 다음달 3일 이전에 해당 사이트에 등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표 실황 감시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원칙적으로 전국 9만여개 투표소 모두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푸틴 총리의 지시로 선거 부정을 감시하기 위해 전국 9만4천여개 투표소 대부분에 웹 카메라를 설치했다.

푸틴 총리는 지난해 12월 TV로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정선거 시비를 막고 개방되고 정직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올해 대선부터 전국의 모든 투표소에 웹 카메라를 설치해 인터넷으로 투표 상황을 전국민이 감시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