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 시진핑, 드림웍스와 '통큰 합작'
미국 애니메이션 업체 드림웍스가 중국 기업들과 합작, 상하이에 만화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건설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를 제작한 드림웍스는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미디업그룹과 차이나미디어캐피털이 합작해 상하이에 세우는 만화영화 제작 스튜디오에 투자하기로 했다. LA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부주석은 17일 합작 발표를 하는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부주석은 ‘할리우드 영화광’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시 부주석은 사석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미국 영화를 좋아하고 ‘와호장룡’ ‘황후화’ 같은 중국 역사물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향후 5년간 총 20억달러를 합자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중국 측이 대기로 했다. 드림웍스는 현지에서 만화영화를 제작해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외국 영화 검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중국 통신사인 중신통신(ZTE)도 시 부주석 방문을 계기로 LA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LA시는 ZTE를 위해 부지를 물색해주고 고객 유치에도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은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고속철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시 부주석에게 중국 기업들이 LA의 교통 부문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LA에 도착한 시 부주석은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과 함께 LA항구를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지난해 이 항구를 통해 중국 제품 1200억달러어치가 미국으로 들어왔다”며 “LA는 미국과 중국 경제협력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LA 지역에 투자한 중국 기업은 160개 정도다. 비야디그룹은 2010년 미주본부를 LA시에 설립했고, 선전의 신세계그룹은 셰러턴유니버설호텔 등을 인수했다. 중국의 300개 기업, 500명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투자 촉진단은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6개 조로 나뉘어 미국 8개 주, 11개 지역을 방문해 모두 271억달러어치 상품을 사들였다.

시 부주석은 17일 저녁 스테이플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LA레이커스와 피닉스선스의 프로농구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

베이징=김태완/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