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사상 처음 키프로스 방문

지중해 경계수역을 사이에 두고 각각 대규모 가스전을 개발 중인 이스라엘과 키프로스가 에너지 분야 협력을 모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키프로스를 방문, 데메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양국 경제협력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 경제 관계, 에너지 분야의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지금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 분야, 가스전"이라며 "앞으로 2개월 내 양국 가스전을 연결하는 40㎞ 길이의 가스관 설치에 대한 공동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키프로스는 지중해 경계해상을 사이에 두고 각각 대규모 가스전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오랜 우방관계를 유지해온 터키를 의식해 터키와 갈등 관계에 있는 키프로스와는 거리를 둬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계기로 냉각되기 시작한 이스라엘-터키 관계가 지난해 국제구호선단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터키인 9명이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키프로스가 지중해 경계수역 인근에서 각각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 개발에 나서면서 양국간 에너지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탐사 결과, 지중해 수역에서 발견된 가스전들의 매장량은 이스라엘과 키프로스가 각각 수십년 동안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을 만큼 대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 총리가 키프로스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프로스 섬은 1974년 그리스계의 군부 쿠데타에 맞서 터키 정부가 터키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북부 지방을 점령하면서 남쪽의 그리스계 키프로스와 북쪽 터키계 키프로스로 분단됐다.

국제사회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계 키프로스를 섬 내 유일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터키계 북키프로스는 오직 터키로부터만 독립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