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상 "최근 엔고, 연준 발표가 큰 원인"
日銀 부총재 '美-日 완화 기조 큰 차이 없다' 발언도 논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 금리'를 2014년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공개 천명함에 따라 일본은행이 자국 정치권으로부터 엔 환율에 개입하라는 새로운 압력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달 25일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을 끝내고 처음으로 장기 금리 전망에 관한 분기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한 2014년 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애초 제로 금리를 최소한 2013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로 위기 장기화 등 국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미국 성장 전망도 어두워지자 이처럼 사실상의 추가 부양 조치를 동원한 것으로 해석됐다.

후루카와 모토히사(古川元久)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 3일 "최근의 (엔고) 상황은 연준의 발표에 크게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엔고 저지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미·일 간 금리차가 좁혀지는 것은 엔 가치를 밀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루카와는 따라서 "(엔고 견제를 위해) 통화 차원에서 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표현은 후루카와가 엔고 저지를 위해 통화 정책의 고삐를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후루카와의 발언에 대해 일본은행 대변인은 논평을 회피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앞서 나온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 보고서가 "일본 당국이 두 차례 대대적으로 환시장에 개입한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을 상기시켰다.

일본은 엔고 저지를 위해 지난해 8월과 10월에 대대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미국 보고서는 일본이 환시장에 개입하는 대신 "국내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근본적이며 완벽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널은 환시장 개입 효과를 놓고 일본 의회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데 반해 일본은행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며 상반되게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본은행이 지난해 8월 환시장 개입과 함께 채권 매입을 확대한 것이 실질적으로 엔 가치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저널은 또 야마구치 히로히데(山口廣秀) 일본은행 부총재가 최근 재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화 완화 정책에서 미국과 일본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발언한 것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일본 관리는 지난 3일 "불에 휘발유를 부었다"면서 "일본은행에 대한 정치적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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