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 반환하라" 좌파단체 HSBC 공격, 인권단체 거리행진

남대서양의 포클랜드 섬(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갈등이 갈수록 험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이날 극좌파 단체인 '케브라초(Quebracho)' 회원들이 영국계 은행인 HSBC 지점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00여 명의 회원은 복면을 쓴 채 "영국은 말비나스를 떠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HSBC 지점 앞으로 몰려가 페인트통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HSBC 지점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됐으나 시위 장면을 지켜볼 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또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5월 광장의 어머니들' 회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에서 '포클랜드 반환'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의 에베 보나피니 회장은 "우리는 평화를 위해 싸운다"면서 "영국은 말비나스 섬을 아르헨티나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와 거리행진은 영국 왕실의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케임브리지 공작)가 헬기 훈련을 위해 포클랜드 섬에 도착한 데 맞춰 벌어졌다.

영국 공군의 수색 구조 헬기 조종사인 윌리엄 왕자는 이날부터 6주간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윌리엄 왕자의 훈련은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포클랜드 전쟁' 30주년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영국은 1982년 4월2일부터 6월14일까지 74일간 계속된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해 섬을 차지했다.

이 전쟁에서 영국군 255명, 아르헨티나군 649명,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영국이 포클랜드 영유권 논란을 군사적 대결로 확대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침략자의 복장을 한 윌리엄 왕자가 포클랜드에 파견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영국은 1833년부터 영국령으로 이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다는 점을 내세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