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캠페인에 이전투구 양상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감정싸움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양 진영의 경쟁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경선전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자칫 대선후보 선출 이후에도 갈등이 치유되지 않을 수 있다는 때이른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깅리치 전 의장은 2일(현지시간) 롬니 전 주지사의 이른바 `빈곤층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으며 맹공을 펼쳤다.

그는 이날 다음 경선지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유세에서 "우리는 롬니 전 주지사와는 달리 빈곤층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롬니 전 주지사와는 달리 나는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뛰어오를 수 있는 `트램펄린(스프링이 달린 매트 운동기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지난 1일 CNN 인터뷰에서 "나는 빈곤층을 걱정하지 않는다.

사회 `안전망(safety net)'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깅리치 전 의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주(州)의 모든 국민에게 호소하는 선거캠페인을 벌일 것이고, 단 1명의 이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롬니 전 주지사를 직접 겨냥했다.

롬니 진영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아만다 헤네버그 캠프 대변인은 "깅리치 전 의장이 민주당과 함께 롬니 전 주지사의 발언을 왜곡하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그는 특히 깅리치 전 의장이 과거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으로부터 받은 거액 자문료를 언급한 뒤 "네바다 주민들이 주택경기 위기에 고통을 겪고 있을 때 깅리치 전 의장은 프레디맥으로부터 160만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롬니 전 주지사는 NBC방송에 출연, 깅리치 전 의장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전의 전통인 `축하전화'를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뉴트는 아이오와나 뉴햄프셔 경선이 끝난 다음에 전화하지 않았다"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이후 나는 전화를 걸어 그의 승리를 축하했는데 그는 플로리다 경선 이후에도 내게 축하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매번 경선 후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론 폴 하원의원과 서로 축하인사를 주고받는데 깅리치 전 의장은 이런 전통에 동참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플로리다 경선 1주일을 앞두고 집행된 각 후보의 정치광고 중 92%가 소위 상대방의 약점을 비난하는 네거티브성 광고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