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전망] 위기에 빠진 글로벌 경제 '중국 8% 성장' 만 바라본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은 중국의 소프트랜딩(연착륙) 여부에 달렸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부문 회장이 2011년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올해 유럽 성장이 정체되고, 미국 성장률도 2% 초반에 머물면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안정적 성장은 세계 경제의 침체를 막는 안전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이 바오바(保八·8%대 성장률 유지)에 성공하는 등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를 비롯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지난해처럼 평균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브릭스는 올해 세계 경제를 이끄는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류루이 중국 런민대 경제학원장)으로 전망된다.

[2012 대전망] 위기에 빠진 글로벌 경제 '중국 8% 성장' 만 바라본다
○브릭스 7.2%, 선진국 1.7% 성장


중국은 지난해 11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3년여 만에 인하했다. 물가보다 성장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바오바’가 중국 경제 운용의 핵심 목표로 다시 등장했음을 뜻한다. 8%는 중국 정부가 1998년 이후 지난해까지 제시해온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 중국이 지난해 초 포기했던 바오바를 다시 내세운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재정위기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은 세계 경제를 이끌 힘을 잃었다. 자칫 그 여파가 중국에 밀려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가 85개국 700여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올해 브릭스 성장률은 7.2%로 예상됐다. 지난해(7.5%)보다 소폭 떨어지지만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인 1.7%보다 훨씬 높다. 유로존 성장률은 1.6%에서 0.4%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은 2.1%로 지난해(1.8%)에 비해 약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진 3.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마쓰미야 모토오(松宮基夫) 미쓰비시도쿄UFJ은행 경제조사실장은 “신흥국들이 선진국 대신 다른 이머징마켓에 대한 수출을 늘리며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브릭스 경제가 선진국과 디커플링할 것”이라며 “유로존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브릭스가 막아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착륙 가능성 낮다

신흥국의 핵심 경제국은 중국이다. 중국이 경착륙하면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마이클 무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8%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며 “성장률이 8%대 아래로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중국이 부양책을 써 이를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 지도부가 바뀌는 해라는 것도 긍정적이다. 권력교체기에는 정부가 경기 둔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의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경제는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대중국 수출 증가세 둔화 등이 겹치며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그러나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고속철도 사업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어 향후 경제 성장을 떠받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 단행된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도 효과를 발휘하면서 내수가 확대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전설리/정성택 기자/베이징=김태완 특파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