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유학 중인 인도 학생이 샐퍼드의 길을 지나던 중 `묻지마'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20대 초반의 백인 남성 용의자를 쫓고 있는 가운데 인종범죄 가능성이 제기돼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랭커스터대학에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누즈 비디브(23) 등 인도 학생 9명은 연말 휴가철을 맞아 잉글랜드 맨체스터 인근 샐퍼드를 찾았다.

성탄절 다음날 `박싱데이' 휴일인 지난 26일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서 시내 쪽으로 걸어가던 중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 2명이 맞은편에서 다가왔다.

이들은 비디브와 잠시 대화를 주고받은 뒤 한 명이 곧바로 총을 꺼내 머리에 발사하고 달아났다.

이 남성은 시간을 물었고 비디브가 대답하지 않자 곧바로 총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디브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공격 행위로 보고 10~20대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29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왜 총을 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으며 백지상태에서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했다.

샐퍼드 지역은 지난 8월 영국 폭동이 발생했을 때 상가 약탈과 방화가 집중됐던 곳이다.

인도 및 파키스탄에서 이주해온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해 인종 갈등이 잠재돼 있다.

피해자가 다녔던 랭커스터대 교수들은 그가 매우 촉망받는 청년이었다면서 갑작스런 사건에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스카이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