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일간지 "진탄 혁명군이 사이프 손가락 절단"

최근 생포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탈출을 도와주면 15억원의 사례금을 주기로 하고 고용한 가이드의 '배신' 탓에 붙잡힌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사이프 알 이슬람의 탈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100만유로(약 15억4천만원)를 받기로 한 유세프 살레 알 핫마니의 제보와 협조로 진탄 혁명군 부대가 사이프 알 이슬람을 생포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이프 알 이슬람과 그의 측근 4명은 핫마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니제르와 알제리 국경지대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시 차량 편으로 리비아를 탈출할 계획이었다.

당시 측근들은 핫마니에게 사이프 알 이슬람이 "나중에 다시 리비아로 돌아와 이 나라를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핫마니는 자신의 차에 타고 있던 사이프 알 이슬람의 측근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내가 국경지대에 그들을 내려주면 그곳에서 날 처형할 게 분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은 핫마니는 이들을 국경지대가 아닌 진탄 혁명군이 매복한 모래 언덕으로 데려갔고 19일 오전 1시30분께 카다피의 '후계자'로 지목되던 사이프 알 이슬람은 생포됐다.

핫마니는 "사이프 알 이슬람이 내게 거액을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그들은 그 돈으로 리비아 순교자들의 피 한 방울도 살 수 없다"며 "적을 정복할 기회를 내게 준 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이프 알 이슬람의 손가락 부상을 두고 무수한 추측이 떠도는 가운데 그를 붙잡은 진탄 혁명군이 "리비아를 내전으로 몰아넣은 그의 집게 손가락을 절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2일 "사이프 알 이슬람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탄 출신 용병 압둘라 알 젠탄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용병은 사이프 알 이슬람의 손가락을 누가, 언제 절단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진탄에서 사이프 알 이슬람을 치료했다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의사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약 한 달 전에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보이지만 폭탄에 의한 부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사이프 알 이슬람은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한 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공습 때 손가락을 다쳤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