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기적이 현실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실 쿠마르라는 인도 남성이 최근 인기 퀴즈쇼에 출전해 밀리언달러에 달하는 '잭팟'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쿠마르가 출전한 퀴즈쇼 '카운 바네가 크로레파티(Kaun Banega Crorepati)'는 2009년 개봉된 인도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이 된 리얼리티 쇼다. 빈민가 출신 소년의 운명적 성공담을 그린 이 영화는 2009년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인도 빈민가인 비하르에 거주하고 있는 쿠마르는 컴퓨터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해왔다. 월급이 겨우 15만원에 불과해 생활형편이 무척이나 빠듯하다.

쿠마의 집에는 퀴즈쇼를 볼 수 있는 TV 조차 없었다. 결국 그는 이웃집에 가서 퀴즈쇼를 보며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열심히 준비한 쿠마르는 결국 퀴즈쇼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상금은 무려 5000만 루피(약 11억2000만원).

쿠마르는 "이런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했다"면서 "꿈이 이뤄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그는 "우선 빚을 갚은 뒤 가족들과 함께 살 보금자리를 마련할 생각"이라면서 "아이들을 위해 마을에 도서관을 짓고 싶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