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 직전 시민군 병사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미국의 국제뉴스 전문 온라인매체 `글로벌 포스트'는 27일 카다피 체포 직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게재했다.

한 시민군 병사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 영상의 첫부분에는 왼쪽 어깨와 팔 부분에만 피가 묻은 채 비교적 깨끗한 모습의 카다피가 나타났다.

그러나 뒤이어 한 병사가 카다피의 양쪽 엉덩이 사이를 긴 물체로 찌르는 듯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화면이 흔들린 뒤 나타난 카다피는 주저앉은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지만, 화면에 보이지 않는 병사는 카다피에게 모래를 뿌렸다.

다음 장면에서 카다피는 고통스러워하며 시민군 차량 위로 끌어올려지고 있으나 생존해 있음을 짐작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벌어진 일로 소개된 장면에서 카다피는 상의가 벗겨진 채 포장도로로 보이는 지면으로 끌려다니고 있으며, 한 병사가 카다피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다.

글로벌포스트는 이 영상에 대한 해설에서 "일부 리비아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카다피에 대한 '처형'이 실제로 있었다면, 카다피의 야만적 통치에서 벗어나려는 리비아가 매우 비민주적인 출발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뉴스 역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카다피 지지자들에 대한 취재 영상에 대한 해설에서 카다피가 성적(性的)인 공격을 받았음을 시사할 수 있는 휴대전화 영상이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24일 카다피 체포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의 전언을 인용해 카다피가 체포 당시에는 경미한 부상만 입었을 뿐이었으며, 카다피와 그의 넷째 아들 무타심이 완전히 붙들린 상태에서 살해된게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 의혹은 리비아 과도정부 격인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카다피가 시민군들에게 붙들린 뒤부터 숨지기까지의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나온 것으로, HRW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구한 상태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