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금융위기가 촉발한 대중의 좌절감을 감안할 때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현상을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열린 제125차 국제의회연맹 총회에 참석한 반 총장은 이날 주요 20개국(G20)의 금융정책 책임자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반 총장은 현재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G20 회담과 관련, "일상적인 기업 활동이나 국내 경제 문제만에만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극히 심각한 국제 경제 위기에 해답을 줄 수 없다"며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돼 전세계에서 목도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며, 확실하고도 명료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연말 임기를 끝내는 미셸린 칼미-레이 스위스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 앞에 나타난 반 총장은 칼미-레이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 은퇴한 후 유엔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칼미-레이 대통령은 반 총장이 내년 1월부터 시작될 두번째 임기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관한 고위급 패널 2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스위스 정부와 의회의 주최로 지난 16일 개막한 125차 IPU 총회는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