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재소자 1천27명 석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5년 동안 억류돼온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 상병이 다음 달 풀려난다.

할리우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라이언과 자주 비교될 정도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던 샬리트 상병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 타결로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이집트의 중재 아래 오는 11월에 포로를 서로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06년 6월 하마스 무장대원에게 끌려가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샬리트 상병은 이스라엘로 귀환할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샬리트 상병 석방의 대가로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천27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의 합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긴급 각료 회의를 소집했고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고위 관리도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샬리트가 며칠 내로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칼레드 마샤알도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27명 가운데 450명은 일주일 내로 풀려나고 나머지는 두 달 후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석방 소식을 듣고 이를 축하하는 주민 수 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리는 이번 협상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샬리트 상병은 2006년 6월 가자지구와 접경선에서 경계근무를 하다 하마스 대원에게 납치됐고 이스라엘은 곧바로 가자지구에서 그를 구출하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폈지만 구해내지 못했다.

독일과 이집트가 중재에 나섰지만, 하마스는 협상 때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힌 무장대원 1천여명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고 이스라엘은 이들이 대부분 테러를 자행한 중범죄인이라며 거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샬리트 상병 송환은 이스라엘에서 정치적 이슈로 등장해 내각에 큰 정치적 부담이 돼 왔다.

징병제가 시행되는 이스라엘에서 포로가 된 병사를 되찾아 오라는 국민적 여망은 정치인들이 무시하기 어려웠다.

샬리트 상병 송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줄곧 펼쳐온 아버지 노암 샬리트는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하마스도 가족 간의 유대가 남다른 팔레스타인 국민이 이스라엘에 붙잡혀간 포로들의 송환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