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2세인 이윤석 김치타코 사장(43 · 사진)은 호텔 및 외식산업으로 유명한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사장의 꿈도 자신의 식당을 갖는 것이었다. 비어게스트 등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조금씩 꿈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그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뉴욕에서 새로 문을 여는 15개의 식당 중 성공하는 식당은 한 개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한식당으로 뉴요커들의 눈길을 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이 사장은 "3개월 전 푸드트럭으로 첫 발을 내딛기로 마음먹은 것은 푸드트럭이라면 큰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 데다 식당을 열기 전부터 브랜드를 알릴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 위해 푸드트럭을 찾는 고객들의 특성상 한국음식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푸드트럭으로 입소문이 나서 나의 브랜드와 음식이 유명해지면 훨씬 적은 리스크를 안고 식당을 차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케팅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고 말했다. 김치와 타코를 혼합한 독특한 메뉴 때문인지 뉴욕타임스,뉴욕매거진 등 유수의 현지 언론들이 대문짝만하게 김치타코를 보도했다. ABC방송 앵커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김치타코를 시식한 덕분에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지금은 트위터에서 김치타코를 팔로하는 고객이 8000명에 달한다. 케이터링(catering) 서비스를 위해 각종 파티에서도 요청이 늘고 있다. 이 사장은 "유명세를 타다보니 마케팅 효과뿐 아니라 돈도 꽤 벌게 됐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그의 집념은 김치타코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이뤄지게 됐다. 곧 뉴저지 프로스펙트 파크에 '김치그릴'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연다. 그는 "한국말은 거의 못하지만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은 누구못지않다"며 "김치타코를 통해 조금이나마 한국음식을 뉴욕에 알리는 데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