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빅, 英극우단체 언급하며 前총리.왕실 비판

93명의 사망자를 낸 노르웨이 연쇄 테러 용의자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32)이 영국 극우단체와의 관계를 언급하고 영국 정치인과 왕실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영국 정부가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특히 이번 극우 테러가 1년 뒤 열리는 2012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브레이빅은 1천518쪽 분량의 영어로 된 선언문을 범행 직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는 이 선언문에서 2002년 4월 런던에서 8명이 참석해 열린 모임에서 2명의 영국 극우인사들이 자신을 새로운 회원으로 뽑았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빅은 이 문서에 자신의 영문 이름인 `앤드루 버윅(Andrew Berwick)'으로 서명하고 날짜를 `런던 2011'이라고 적었다.

선언문에는 또한 자신이 600명 이상의 영국수호동맹(EDL) 회원들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고 EDL 지도자들과도 접촉했다고 돼 있다.

브레이빅은 또한 선언문에서 영국 총리를 지낸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과 토니 블레어에 대해 "런던을 이슬람 테러의 허브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의 이슬람연구센터의 후원자인 찰스 왕세자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이에 대해 EDL은 웹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브레이빅과 EDL이 어떠한 공식 접촉도 없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는 10만명의 지지자가 있으며 매일 수만개의 글이 올라온다"면서 "브레이빅이 10만명의 지지자들 가운데 한명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레이빅이 영국을 여러 차례 거론하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조사할 요원들을 노르웨이에 파견했으며 정부는 국가안정보장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브레이빅이 올해 영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그가 영국의 극우주의자들과 어떠한 연관을 갖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은 이날 BBC에 출연해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테러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면서 "영국은 총기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고 폭발물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들의 판매도 까다롭게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장관은 여전히 "알-카에다가 여전히 영국의 주요 위협으로 남아있다"면서 "우리는 대테러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고위인사도 이날 BBC에 나와 "경찰과 정부는 이미 내년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한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오후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과 군 및 정보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 극우 테러 대책 등을 논의한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