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이후 수많은 변호사, 인권운동가 구금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나 인권운동가들이 구금됐다 석방된 이후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고문과 협박 등에 따른 `공포감'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4일 `반체제 인사들의 침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거 활발하게 목소리를 낸 변호사들과 활동가들이 구금에서 풀려난 뒤 `불길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중국 공안당국이) 그들에게 공포감을 불어넣기 위해 새로운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판야펑(范亞峰) 박사는 작년 12월 9일 공안으로부터 지역 경찰서에 출두하라는 전화를 받고 그곳에 갔다가 머리가 두건으로 가려진 채 비밀장소로 끌려갔다.

판야펑은 비밀장소에서 10시간 동안 꼼짝없이 움직이지 말도록 강요를 받았으며, 움직일 때마 구타를 당했다.

판야펑은 9일 동안 이런 고문을 받았으며, 앞으로 불법적인 활동이나 정부 전복 활동에 가담할 경우 20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당했다.

이후 판야펑은 구금에서 풀려났지만 공안에서 끌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친구들과 접촉 마저 꺼리고 있다고 SCMP가 판야펑의 동료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판야펑의 동료는 "사람들은 판야펑에게 사용된 방법이 다른 인권변호사들에게도 적용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활발하게 활동했던 한 반체제 인사는 구금에서 풀려난 뒤 기자와 인터넷 대화를 통해 "미안하다.

나는 당분간 당신과 대화할 수 없다.

나는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공개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몇달 사이 수많은 변호사들이 공안당국으로부터 갑자기 연행돼 구금→구타→고문→석방이라는 탄압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작년말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금년 초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 재스민 혁명'을 계기로 반체제 인사 및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반체제 및 인권운동가들에 `공포감'을 심어주는 방법으로 물리적인 고통 이외에 가족에 대한 협박 등 정신적인 고통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은 한 인권변호사의 부인을 어린 자녀와 함께 경찰서로 불러 "우리는 당신을 남편과 같은 방법으로 다룰 수 있다"고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은 또다른 변호사에게는 "당신은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고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장톈융(江天勇) 변호사가 2월 19일 연행돼 4월 19일 구금 2개월만에 풀려나는 등 텅뱌오(騰彪),리톈톈(李天天), 리팡핑(李方平) 변호사 등 작년 말 이후 수많은 변호사 및 인권운동가들이 구금돼 고초를 당한 뒤 풀려났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