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당시 상황 위증에 망명신청 정황도 위조

"걱정하지 마. 이 남자는 돈이 많아.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부터 강간을 당할 뻔했다고 신고했던 뉴욕 맨해튼 소재 소피텔 호텔의 여종업원이 사건 발생 다음날 애리조나주 교도소에 마약복용혐의로 수감 중인 남자친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얘기다.

피해 여성이 고국인 기니의 한 지방방언으로 남자친구와 통화한 내용을 맨해튼 검찰이 녹취, 영어로 번역한 결과 이런 내용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건 발생 초기에 이 여성은 매우 독실한 이슬람 신도이며 스트로스-칸의 강간시도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이런 녹취록의 내용은 이 여성이 이번 사건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생각을 가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스트로스-칸은 이처럼 피해여성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의심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지난 1일 가택 연금이 해제됐다.

맨해튼 검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사건 당시의 정황을 설명할 때도 위증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할 때도 거짓 진술을 했으며 심지어 소득신고도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여성이 스트로스-칸으로부터 강간 시도를 당한 뒤 옆방을 청소하고 스트로스-칸이 묵었던 방에도 다시 가본 후에야 호텔의 상사에게 사건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상사에게 이를 보고했다는 애초 진술과는 다른 것이다.

이 여성은 또 기니에서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할 당시 진술서에서 남편과 자신이 기니 군인과 경찰로부터 수없이 폭행과 고문을 당해 결국 남편은 감옥에서 숨졌고 자신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과정에서 이 여성은 당시 그런 내용은 자신이 조작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이 여성은 세금환급을 많이 받으려고 친구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신고하는가 하면 소득신고도 허위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처럼 피해여성의 신뢰성을 의심할만한 정황들이 포착됨에 따라 맨해튼 검찰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스트로스-칸 측의 입장이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맨해튼 검찰 출신의 마이클 배크너 변호사는 "검찰이 사건을 너무 성급하게 처리했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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