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거점지인 벵가지에서 과거 무아마르 카다피 추종자들에 대한 `보복살인'이 자행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주전 벵가지 외곽의 한 농가에서 손발이 묶인 채 머리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한 시체가 발견된 데 이어 열흘 전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사체가 또 다시 발견됐다고 전하면서, 이들은 모두 카다피 정권의 보안군 소속으로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 악명높은 고문관으로 통했다고 전했다.

2주전 숨진 나세라 알 시르마니는 사망 전날 시장에 다녀오기 위해 나갔다가 변을 당했고, 이어 변사체로 발견된 후세인 가이드는 집에 있다가 복면을 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가족들은 반군들에 의한 보복살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벵가지의 옛 카다피 추종자들이 일명 `저승사자'로 불리는 암살자들에 의한 살해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 측은 이 죽음들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법률 담당관들이 최소한 4건의 살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들은 여전히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채 모두 미궁에 빠져 있다.

자말 베누르 법률 담당관은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며 살인자들은 처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들 살해 행위가 반군과 관련된 무장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다피 추종자들이 반군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기 위해 꾸민 자작극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같은 폭력 사태가 계속될 경우 카다피가 권력을 내놓는다 해도 `법의 통치'를 꿈꾸는 새로운 리비아의 건설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면서 "또한 평화적 정권이양에 대한 희망을 갉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