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축하인파 운집…TV.유튜브 등으로 20억명 시청 추산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의 웨딩드레스 세라 버튼이 제작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와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이 전 세계 20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날 결혼식은 오전 11시(현지시각, 한국시간 오후 7시) 신부 케이트가 부친의 손을 잡고 성당에 입장한 직후 영국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의 집례 아래 혼인예배로 시작됐다.

웨스트민스터 성당은 1997년 윌리엄 왕자의 모친인 고(故)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엄수됐던 곳이다.

디자이너 세라 버튼이 제작한 전통 양식의 아이보리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런던 중심가에 있는 고링호텔에서 아버지 마이클 미들턴과 함께 롤스로이스 차량을 이용해 식장에 도착했다.

식장에는 영국육군 근위보병연대(Foot Guards) 소속 부대인 아이리시가즈(Irish Guards) 제복으로 차려입은 윌리엄이 먼저 도착해 약 45분간 기다린 후 들러리들과 함께 신부를 맞았다.

윌리엄은 자신이 소속된 영국공군(RAF) 정복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참전 중인 아이리시가즈의 복장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식장에는 신부 고향마을의 정육점 주인과 집배원을 비롯해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 고 다이애나비와 친했던 팝스타 엘튼 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부부,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 부부 등 1천900명이 초청됐다.

혼례가 끝난 뒤 신랑 신부는 의사당 앞길과 정부 청사들이 몰려 있는 화이트홀 거리를 거쳐 버킹엄궁까지 약 1.6㎞ 구간에서 왕실 마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쳤다.

신랑 신부는 오후 1시25분께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분수대 쪽으로 향해 수많은 축하객에게 답례하며 전통에 따라 키스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버컹엄궁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객 650명을 초청해 오찬을 베풀었다.

저녁에는 윌리엄 왕자의 부친인 찰스 왕세자가 초청한 가족과 친구 300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및 무도회가 열렸다.

신랑 신부는 왕실 숙소에서 첫날밤을 보낸 뒤 신혼여행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으며 윌리엄 왕자가 군 복무 중인 웨일스에 신혼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결혼서약 후 케이트는 윌리엄 왕자비가 됐지만 왕족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캐서린비(Princess Catherine)' 공식칭호는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여왕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면 캐서린비 호칭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런던 도심 곳곳에선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나부끼는 가운데 수많은 영국인과 관광객이 왕실 결혼에 축하인사를 보냈다.

결혼식 후 왕손 부부의 마차가 지나가는 길 양옆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두 사람을 지켜보려고 기다렸다.

일부 극성 영국인들은 신랑 신부의 행렬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성당 앞길 등에 전날부터 텐트 노숙을 하며 자리를 잡기도 했다.

또 런던 외에도 영국 전역 5천500여 곳에서 결혼식을 축하하는 거리 파티가 열렸다.

행사장 주변에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무정부주의 단체의 시위 등 돌발사태에 대비하려고 경찰 5천여명이 배치되고 감시 헬기, 폐쇄회로TV 등도 총동원됐다.

영국 경찰은 이날 런던에서 왕실반대 시위ㆍ소요를 벌인 무정부주의자 등 56명을 체포했다.

입헌군주제 폐지론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은 왕실결혼을 계기로 트라팔가 광장과 케임브리지, 사우스이스트 런던 등에서 소규모 시위를 벌였으나 큰 소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은 '세기의 결혼식'을 TV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실시간 전송했다.

결혼식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케이블 뉴스채널 CNN 등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방송됐다.

왕실의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theroyalchannel)과 실시간 블로그, 트위터로도 결혼식이 생중계됐다.

전 세계 20억 시청자가 지켜본 것으로 영국 언론은 추산했다.

특히 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서양 언론매체들은 어떤 세계적 연예인의 행사보다 더 시청자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광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이벤트로 여겨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결혼식 취재ㆍ보도를 위해 버킹엄궁 근처 녹색공원에는 약 140대의 방송사 차량이 배치되고 48개의 임시 스튜디오가 마련됐다.

올해 전 세계 미디어계의 최대 이벤트로 불리는 '로열 웨딩'에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들과 맹방인 미국은 물론 필리핀, 멕시코 등지에서 취재진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첫 키스 등 '좋은 그림'을 포착할 수 있는 장소를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였으며 거액의 자릿세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BBC 방송은 결혼식뿐만 아니라 식장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축하 행렬까지 실황중계하려고 이날 하루 취재인력 550명, 카메라 100대를 동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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