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나라' 영국에서 30년 만에 열린 세기의 결혼식은 오랜 관습을 깨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케이트 미들턴은 전통적으로 신부가 타는 마차 대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애용하던 전용차를 타고 식장에 입장했다. 결혼식에서는 복종서약과 순결증명이라는 구시대의 형식적 절차도 사라졌다.

○…30년 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는 결혼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오래된 왕실의 전통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미들턴은 1977년식 '롤스로이스팬텀6' 차량을 이용했다. 이 차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25주년을 기념해 영국자동차협회가 선물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취임 50주년을 맞아 벤틀리로 바꿀 때까지 이 차를 공식차량으로 썼다.

결혼식장에 들어올 때는 왕실의 역사가 깃든 차량을 이용하는 새로운 전통을 만든 셈이다.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은 '케임브리지 공작(Duke of Cambridge)' 부부라는 작위를 받았다. 버킹엄궁은 "여왕이 윌리엄 왕자에게 공작 칭호를 내렸다"며 "윌리엄 왕자의 칭호는 케임브리지 공작이고 미들턴은 케임브리지 공작부인(Duchess)"이라고 발표했다.

윌리엄 왕자는 이미 스트라던 백작과 캐릭퍼거스 공작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 이어 잉글랜드와 연관이 깊은 작위를 보유하게 됐다. 미들턴은 '프린세스 윌리엄(Princess William of Wales)',즉 왕자비의 칭호도 갖게 됐다.

영국 왕자들은 결혼할 때 새로운 작위를 받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앞서 앤드루 왕자가 결혼했을 때는 요크 공작,인버네스 백작 이라는 칭호가 부여됐다. 에드워드 왕자는 1999년 결혼 당시 웨섹스 백작과 세번 자작이라는 작위를 수여받았다.

영국 왕실 후계자인 왕세자는'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왕세자가 '웨일스공(公)' 직함을 겸임하는 것은 13세기 에드워드 1세 때부터 이어진 전통이다.

○…CNN,CBS,ABC,NBC 등 미국 방송들은 로열웨딩을 동시에 생중계했다. 귀족이 없는 미국사회가 영국 상류층 전통문화인 로열웨딩에 얼마나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비롯해 주요 대도시 중심가엔 새벽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세기의 결혼식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