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흑인 인권운동 단체인 유색인 지위향상협회(NAACP)가 시대변화에 맞춰 지도부 구성과 주요 정책의 다양화를 꾀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월로 창립 102주년을 맞은 NAACP는 한세기 동안 흑인들의 불평등 해소와 인권 및 복지향상을 위해 투쟁해온 대표적인 단체.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인 두 보이스가 이끄는 흑인 청년단체의 나이애가라 운동과 이에 관심을 가진 백인 단체가 통합해 창설된 이 단체는 1954년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원회' 사건을 대법원에 상정해 학교내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판결을 끌어냈고, 민권법 제정에도 앞장서는 등 흑인 민권운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겨왔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본부를 두고, 전국에 1천700개 지부를 두고 있는 NAACP는 최근들어 새로운 변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흑인 일색이던 지도부에 동성애자와 온두라스계 등 이민자 출신 심지어는 백인들도 참여시키고 있다.

뉴저지, 조지아, 코네티컷 지부에서는 최근 히스패닉계가 지부장에 당선됐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아이켄 지부의 경우 2년전 백인을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또 신규 가입하는 회원중에는 25세 미만의 청년층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60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집행이사회의 일부를 25세미만 회원 대표들을 위해 할당해 놓았다.

과거 정책의 초점이 흑백차별 해소에 있었던데 반해 최근에는 이민자 차별, 학교내 불평등 문제, 경찰의 무차별 총격, 주택 압류문제 등 생활과 밀접한 불평등 문제를 시정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전임 줄리안 본드 회장과 2008년 35세로 최연소 회장이 된 벤저민 토드 젤러스 회장이 새로운 100년을 향한 위상정립을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NAACP의 존재이유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나타나면서 변화의 노력은 더욱 가속화됐다.

과거 민권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1964년에는 62만5천명의 유료회원을 두며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회원수가 30만명으로 감소한 점도 지도부에 위기감을 불어넣었다.

이같은 변화시도에 따라 최근에는 회원수가 다시 52만5천여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클라크대학 정치학과의 래비 페리 교수는 30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NAACP는 이제 새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