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주도 NFZ 실행..대공포 공습 가능성도

국제사회의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어떤 국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한 군사적 개입을 이행할지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19일(현지시각) 오후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관련 주요국 정상회의가 끝나고 수시간 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이 비행금지구역 이행의 일환으로 최초 공습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우리나라에 간섭하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비행금지구역 이행을 위해선 카다피 진영의 공군기지와 지대공미사일 등을 무력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덴마크가 F-16 전투기 6대를 이탈리아 시칠리아 공군기지에 파견했고, 캐나다 역시 미 해군 함재기의 주력인 FA-18의 개량형 CF-18 6대를 보내둔 상태다.

현재로선 프랑스와 영국 주도 다국적군이 미국의 `군사적 지원' 아래 먼저 비행금지구역 이행에 나서고 미국이 나중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유럽 동맹국과 아랍의 파트너들이 효과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중단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미국의) 고유한 능력들을 제공할 것"이라며 유럽 동맹국과 미국의 역할에 미묘한 차이를 뒀다.

22개 회원국을 둔 아랍연맹 산하 국가 중 일부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직접적인 참여보다는 지원 형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독일과 터키 등 일부 국가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반대에 부닥친 나토 차원의 전면적인 합류는 당장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방의 군사동맹체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수뇌부는 아직 `비행금지구역' 이행을 강조하고 있을 뿐 `공습'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비행금지구역 이행이 시작되고 나면 이에 대한 나토 차원의 지원이 뒤따르고 개입 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총 200~300대의 전투기와 전폭기, 공중급유기, 조기 경보기, 무인 항공기(UAV) 등을 그리스 남부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 코르시카, 남부 프랑스, 스페인 남단 지브롤터에 이르는 지역에 띠 형태로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국적군이 비행금지구역 이행에 돌입한다면 양측 공군력을 비교할 때 다국적군이 어렵지 않게 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국적군의 주력은 토네이도와 FA-18 호넷 전폭기와 F-16, 유로파이터 타이푼, 라팔 전투기 등 최첨단 기종이고, CC-130 공중급유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이 병참과 정보 제공 역할을 맡는다.

이에 비해 카다피 측 공군력은 전투기와 전폭기, 경공격기, 헬기 등을 합해 400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노후 기종인데다 관리와 부품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조종사들의 훈련 정도도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다피 공군의 주력인 구소련제 수호이 22 공격기와 미그 23 전투기는 1960년대 후반에 생산이 본격 시작된 기종이다.

또 리비아군은 약 200기의 장거리 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식기종인데다 명중률이 떨어져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대공방어망 공격과 비행금지구역 실행에서 예상 밖의 난관에 부닥치면 미국이 지상군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유엔 안보리 결의 내용을 충족하는 추가 대응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