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 8일 국회의사당 앞서 시위 예정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규모 반(反) 정부 시위가 쿠웨이트에서도 성사될까?
`5번째 펜스(Fifth Fence)' 등 쿠웨이트 청년단체들은 오는 8일 의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청년단체들은 당초 지난달 8일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경찰 고문치사 사건의 책임자인 내무장관을 경질하는 등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시위를 한 달 연기한 바 있다.

쿠웨이트 야권과 청년단체는 2006년 취임한 셰이크 나세르 총리의 퇴진을 포함한 정치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나세르 총리가 지난해 12월 야당 의원들의 집회를 강경진압하고 알-자지라 쿠웨이트지국을 폐쇄하는 등 집회 결사의 자유와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나세르 총리의 해임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나세르 총리는 공적자금 유용 등의 혐의로, 이미 앞서 여러 차례 의회에서 불신임안 표결 대상이 되는 등 총리직에서 물러날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여당의 지원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청년단체들의 계획대로 시민들이 8일 시위에 대거 참여한다면 이는 중동 시위사태 이후 쿠웨이트의 첫 대규모 시위가 된다.

중동 시위사태는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사우디 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등 아라비아반도의 왕정국가에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선심성 유화책을 동원한 쿠웨이트는 현재까지는 시위 영향권 밖에 있었다.

쿠웨이트는 독립기념일 50주년을 맞아 최근 3개월간 자국민 112만명에게 각각 1천디나르(약 400만원)의 현금과 기본 식품 등 총 40억달러(약 4조5천억원)어치를 제공해 왔다.

쿠웨이트가 중동 산유국 중 가장 민주적이라고 평가받는 의회를 보유한 것도 반 정부 시위가 확산되지 않는데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쿠웨이트는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직접선거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2009년 총선에서는 최초로 여성의원들이 당선되기도 했다.

쿠웨이트는 그러나 사전 승인 없는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있어 이번 시위에 대한 당국의 대응 수위도 관심의 대상이다.

쿠웨이트 당국은 지난달 18일 국적 부여를 요구하는 무국적 유목민 수백명의 시위를 물대포와 최루가스, 고무 총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한 바 있다.

만일 8일 예정된 청년단체들의 시위가 격화될 경우 강경 진압에 따른 유혈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대학 정치학 교수 샤피크 가브라는 청년단체들이 왕정 교체까지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시위가 평온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쿠웨이트 야권인 자유민주포럼 정파의 압둘라 알-네이바리 의원은 "우리는 총리가 왕실 외부 인물이길 바란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변화가 쿠웨이트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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