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리셰 ECB 총재는 3일 금융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한 경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장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17개국)에 인플레이션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단호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ECB가 올 하반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중동 · 아프리카의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세가 빨라지자 상반기 중 '원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마르코 발리 유니크레디트그룹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다음달 금리를 올린 후 다시 여름까지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3개월째 ECB의 물가관리목표치를 웃돌았다. ECB는 이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3%로,내년 전망치는 1.5%에서 1.7%로 상향 조정했다. ECB는 이날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22개월째 연 1%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2일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1.25%에서 11.7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