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80 · 사진)은 "코끼리(기업 인수 · 합병)를 잡을 총이 장전됐다"며 "방아쇠를 당길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고 말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벅셔는 기존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한편 더 많은 인수 · 합병(M&A)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벅셔 해서웨이의 현금보유액은 382억달러(4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130억달러의 순이익을 내면서 실탄이 더 늘었다. 버핏은 지난해 2월 회사 역사상 최대인 265억달러 규모 벌링턴노던샌타페이(BNSF) 인수를 완료한 후 미국 외 지역에서 M&A 기회를 찾겠다고 말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벅셔 해서웨이 산하 보험 자회사들의 투자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M&A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보험사인 제너럴리와 자동차보험 전문회사인 가이코로부터 거둔 투자수익은 지난해 51억9000만달러로 5.9% 떨어졌다. 버핏은 보험 자회사의 투자수익은 금융위기 때 투자했던 자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올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적인 견해를 폈다. 그는 "경제논평가들이 '불확실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지만 겁먹지 말라"며 "내 평생 정치가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하고 불평해왔지만 지금 미국인들은 내가 태어났을 때보다 6배나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료품점을 했던 할아버지가 자녀들을 위해 각각 1000달러 규모의 비상펀드를 만들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벅셔 해서웨이가 항상 최소 200억달러 정도의 현금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이에 비유했다. 버핏은 "차입에 소극적이라 수익성에서 약간 손해나는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현금이 많기 때문에 평소 발뻗고 잘 수 있으며 때때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금전적으로,정서적으로 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이 밖에 올해 현재 60%인 마몬그룹의 소유 지분을 80%로 높이기 위해 15억달러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위기 때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투자했던 80억달러는 연내 돌려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벅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43억8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43% 늘어난 것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5.9% 올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률 4.9%를 웃돌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