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 철수 진행 속 무바라크 때에 비해 온건 태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2일(현지시각)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국민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요구에 눈을 감는 실수를 해선 안 된다"며 "리비아 정부는 그런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현지 아나돌루 통신이 전했다.

그는 "민주화 목소리를 높이는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막는 것은 충돌의 소용돌이를 키울 것"이라며 "우리는 충돌의 물결이 리비아 전역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에르도안 총리의 언급은 이집트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던 무렵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온건한 발언이다.

터키의 경우 주로 건설업체인 200여 개 기업이 리비아에서 총 270억달러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고 현지 파견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리비아에서 사는 자국민이 2만5천명에 달한다.

터키 정부는 제2의 도시 벵가지 등에서 유혈충돌 사태가 고조되자 자국민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금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터키 국민들의 안전한 귀국"이라며 "리비아 당국과 반(反)정부 세력은 현지 외국인들의 안전 확보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