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모임 연설서 맹비난…대선출마 질문은 농담으로 받아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예비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17일 2012년 공화당 경선 출마에 대한 확답은 여전히 피한 채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미국 abc 뉴스와 AP 통신 등은 페일린이 이날 뉴욕 외곽 소재 경영인들의 모임인 '롱아일랜드 협회' 연례 회의에 연사로 참석, 오바마 행정부에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12년 대선 출마에 대해 여전히 생각하고 있으며 공화당 경선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색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일린은 누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농담조로 답하면서도 경선 출마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막내를 포함해 다섯 아이의 엄마인 그는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고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하기에는 진정으로 여성이나 엄마보다 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지휘했던 마이클 글래스너를 최근 참모로 기용한 데 대해서는 "토드(남편)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일에 지친 것 같다"며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 개인적인 활동을 위해 기용했다고 해명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던 페일린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비난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오바마 대통령은 큰 정부가 해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에는 큰 정부가 문제"라고 말하며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근 이집트 사태에 대해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을 경계해야 하며 이스라엘이나 에너지 공급원 등 미국의 국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주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다시 시작된 총기규제 논의에 대해서는 "이미 총기규제에 관한 충분한 법이 마련돼 있다.선량한 시민으로부터 더 많은 자유를 빼앗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며 추가 규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근 아동비만 예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젊은 엄마들의 모유 수유를 촉구하고 있는 미셸 오바마도 페일린의 독설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페일린은 "미셸 오바마가 모든 사람에게 모유 수유를 권하는 것은 당연하다.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요즘 우유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해 최근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 것을 빗대어 비꼬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지역 회원인 로버트 짐머만은 페일린을 "정계의 레이디 가가(Lady Gaga)"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