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죽 우유'가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단속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고 홍콩 일간 명보(明報)가 16일 보도했다.

가죽 우유는 폐기처리된 가죽 제품이나 동물의 모피를 분해한 뒤 분말로 우유에 섞어 만든다. 명보는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크롬산칼륨 등이 들어 있어 장기 섭취하면 암에 걸릴 수 있고 어린이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죽 우유는 2005년에 처음 산둥성에서 등장했다가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2009년에 산둥 산시 허베이 등지에 다시 등장해 확산됐다. 이후 중국 농업부가 이를 단속하는 내용을 담은 생우유 제품 품질안전 감독 계획을 최근 산하기관에 지시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농업부는 우선 모든 우유를 대상으로 발암물질인 멜라민 함유 여부를 조사하고,전체의 30%를 샘플로 뽑아 가죽 성분이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가죽도 단백질 성분이기 때문에 우유에서 이를 가려내는 것은 멜라민 함유 여부를 파악하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고 중국라디오망이 최근 전했다. 농업부 관계자는 "이번 감독 계획은 예전에 비해 더 구체적이고 엄격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단속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명보는 중국 사회에서 돈벌이를 중시하는 풍토가 갈수록 심해지는 데다 감독 능력이 부족해 사회의 신용이 붕괴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로 당시 유아 6명이 숨지고 30만명이 신장결석이나 배뇨질환을 앓아 사회문제로 불거졌지만 지난해에도 멜라민 분유 유통사범 96명이 처벌받았다.

중국인 스스로도 식품류의 안전을 믿지 못해 젊은 중국인 부모들이 홍콩의 분유를 싹쓸이하는 바람에 홍콩에서 분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지경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우유 안전 문제가 불거질수록 남양유업 등 외국 유제품 업체들의 수출이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