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압력 가중
국제 유가를 비롯해 구리 쌀 설탕 등 주요 상품가격이 전방위로 오름세다. 경기 회복세로 수요는 늘어나는데 이상기후 등으로 공급이 줄어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투기적 수요와 이집트의 정정불안도 원자재값 상승에 일조한다. 치솟는 원자재값은 이미 물가에 반영돼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식료품값 상승은 튀니지와 이집트 사태 같은 사회 ·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리 3월 인도분은 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파운드당 3.5센트(0.8%)오른 4.579달러에 마감,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엔 4.614달러까지 치솟았다. 구리값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4.7% 급등했다. 2008년 말과 비교하면 3배나 뛰었다. 최대 구매처인 중국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대 상장 구리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코퍼&골드는 "올해도 수급이 빡빡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쌀가격도 오름세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 인도분 쌀 선물가격은 '미국의 쌀 경작면적이 지난해보다 25%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100파운드당 32.5센트(2%) 오른 16.285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엔 16.30달러까지 올랐다. 2008년 11월5일 이후 약 27개월 만에 최고치다. 옥수수 3월 인도분도 한때 부셸당 6.795달러에 거래되며 2008년 7월17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집트 사태의 영향을 받은 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이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장중 배럴당 103.37달러까지 올라 2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가 소폭 하락한 상태다. 4일엔 99.85달러에 거래되며 5거래일 만에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 3월 인도분은 미국의 고용증가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경기회복이 아직은 약한 데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날 것이란 소문이 겹치면서 전날보다 1.51달러(1.7%) 내린 배럴당 89.03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집트 사태가 악화돼 수에즈운하가 폐쇄될 경우 유가가 200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휘발유 · 경유 · 등유의 국제 현물 거래가격은 지난 2일 싱가포르 현물시장 기준으로 모두 2008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3월 인도분 설탕 가격은 지난 2일기준으로 30년 만에 최고치인 파운드당 36.08센트로 상승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품가격은 전달보다 3.4% 상승,1990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압둘레자 압바시안 FAO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저소득 국가나 가계의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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